Analysis10k / 블로그
EN한국어
스토리 · ASML

ASML의 이야기: 주문 절벽, 낮춘 눈높이, 그리고 기록적인 반등

한눈에 보기

푸케 CEO 취임 두 분기째에 ASML의 순주문이 53% 급감했고, 회사는 2025년 매출 시나리오를 철회했습니다. 12개 분기 중 신뢰가 가장 낮았던 시점입니다. 이후 낮춘 눈높이를 11분기 연속 맞추거나 넘겼습니다.

📖 20-F 3개년(FY2023~2025) + 어닝콜 12개 분기 기반 2023 Q3 → 2026 Q2

ASML의 지난 3년 — 위기, 그리고 다시 쓴 각본

공시 문장의 변화와 12개 분기 어닝콜의 어조를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 2024년 10월, 신임 CEO의 두 번째 콜에서 무너졌던 자신감이 어떻게, 왜 되살아났는지를 따라갑니다.

📌 한 줄 요약

2024년 하반기 주문이 반토막 나며 2025년 전망을 스스로 낮췄던 ASML은, 그 낮춰진 목표를 11개 분기 연속 정확히 맞히거나 웃돌며 신뢰를 되찾았고 — 이제는 AI발 수요를 등에 업고 2년 전보다 두 배 큰 분기 매출을 그립니다.

📖 스토리

수주 절벽에서 기록적 분기까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 ASML은 순항하는 듯 보였습니다. 2023년 4분기 매출은 가이던스를 웃돌았고(€7.2bn, 가이던스 €6.7~7.1bn 상회), 2024년 1분기에도 가이던스 중간값을 정확히 맞혔습니다. 2022년 인베스터데이에서 제시했던 "2025년 매출 €30~40bn" 시나리오가 아직 유효했던 시절이었고, 어닝콜 어조 점수는 7~8점대(10점 만점, 자체 평가)로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4월 24일, 페터 베닝크에서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로 CEO가 교체된 지 두 번째 분기 만인 2024년 3분기(2024년 10월 콜)에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순수주(net bookings)가 직전 분기 €5.57bn에서 €2.6bn으로 반토막 났고, 경영진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문 유입은 전통적 최종시장의 더딘 회복을 반영한다"(Q3 2024 어닝콜)고 인정했습니다. 결국 회사는 2022년에 제시했던 2025년 매출 시나리오(€30~40bn)를 낮은 절반인 €30~35bn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 이 분석이 "최대 경고 신호"로 꼽는 가이던스 철회가 실제로 일어난 순간이었고, 어조 점수는 12개 분기 중 최저인 2점까지 떨어졌습니다.

회사의 대응은 말과 문서 양쪽에서 나타났습니다. 한 달 뒤인 2024년 11월, ASML은 새로운 캐피털마켓데이를 열어 "2030년 매출 €44~60bn" 이라는 훨씬 더 먼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단기 실적에서 장기 스토리로 돌렸습니다. 동시에 공시 문서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 FY2023 20-F에는 없던 "예상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We face challenges to meet expected demand)"는 리스크 항목이 FY2024 20-F(2025년 2월 제출)에 처음 등장했고(20-F FY2024, p.77), FY2025 20-F에는 회사가 처음으로 리스크 항목 전체를 한눈에 정리한 "Overview of risk factors" 요약 페이지를 신설하면서 "AI 사용에 따른 리스크"까지 새 항목으로 추가했습니다(20-F FY2025, p.66). 회사 스스로도 불확실성을 더 적극적으로, 더 구조화해서 인정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2025년 말,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25년 4분기 순수주는 €13.2bn으로 12개 분기 중 최고치를 찍었고, 경영진은 이 분기를 "어떤 기준으로 봐도 기록적인 분기"(Q4 2025 어닝콜)라고 표현했습니다. 어조 점수도 9점까지 치솟았고, 2026년 1·2분기 모두 가이던스 상단을 웃돌며 그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2026년 2분기 콜에서 제시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1~12bn — 불과 2년 전인 2024년 1분기 매출(€5.3bn)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해석] 제가 보기엔, 2024년 하반기의 "위기"는 사업 자체가 무너진 게 아니라 기대치 관리의 문제에 가까웠습니다. 회사는 목표를 낮췄지만 이후 11개 분기 연속 그 낮춰진 목표를 정확히 맞히거나 웃돌았습니다(자체 집계, 아래 성적표 참고). 다만 2025년 3분기 어닝콜에서 회사가 스스로 "2026년 중국 매출이 2024·2025년의 강세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는 점(6-K Q3FY2025 CEO statement)은 눈여겨봐야 합니다. 2024년의 각본 — 수요 둔화 → 가이던스 하향 → 시장 충격 — 이 이번엔 중국 매출을 축으로 다시 반복될 위험을 회사가 스스로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근거 1 — 공시 문장 변화

20-F가 조용히 인정한 것들

FY2023 → FY2024 → FY2025 20-F의 "Risk factors" 섹션을 문장 단위로 대조했습니다. 상위 3개 리스크(경쟁·경기순환성·제품 집중)의 서술과 순서는 3개년 동안 변화가 없었습니다 — 즉 "변화 없음"이 이 부분의 정답입니다. 변화는 신규 항목에서 나타났습니다.

🆕 FY2024에 처음 등장
"We face challenges to meet expected demand" (예상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FY2023 20-F: 해당 문구 없음
FY2024 20-F (p.77): 새 리스크 항목으로 신설

[사실] FY2023 20-F 전체에서 이 표현은 검색되지 않으며, FY2024 20-F(2025년 2월 제출, 2024회계연도 실적 보고)에서 처음 독립된 리스크 항목으로 등장합니다.

[해석] 2024년 3분기 수주 절벽을 겪은 직후 제출된 보고서라는 점에서, 회사가 그해 실제로 체감한 수요 불확실성을 공식 문서에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 FY2025에 처음 등장
"We are exposed to risks related to the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AI 사용에 따른 리스크)
FY2023·FY2024 20-F: 리스크 항목으로 없음 (AI는 성장 기회로만 6~7회 언급)
FY2025 20-F (p.66): 독립 리스크 항목으로 신설

[사실]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단어 자체는 FY2023(6회)·FY2024(7회) 20-F에도 등장하지만, 전부 성장 기회 맥락이었습니다. 리스크 항목의 제목으로 등장한 것은 FY2025가 처음입니다.

[해석] AI가 ASML에게 "기회"에서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도 격상됐다는 신호입니다 — 마침 AI발 수요가 2025년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이 된 시점과 겹칩니다.

🔄 구조 변화 (FY2025)
"Overview of risk factors" 요약 페이지 신설

[사실] FY2023·FY2024 20-F에는 없던, 22개 리스크 항목을 한 페이지에 나열한 요약 섹션이 FY2025 20-F 66페이지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해석]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더 체계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로, 2024년의 시장 충격 이후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 근거 2 — 어닝콜 톤 변화

2점에서 9점까지

12개 분기 어닝콜의 준비 발언과 Q&A를 읽고 자신감 수준을 1~10점으로 매겼습니다. 이 점수는 정량 지표가 아니라 표현 분석에 기반한 상대적 추이입니다 — confident/strong/record 같은 표현과 cautious/headwind/push out 같은 표현의 빈도·맥락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분기별 자신감 점수

1~10점, 자체 평가 · 주요 이벤트 표시
0510623Q3723Q4724Q1624Q2224Q3624Q4525Q1525Q2625Q3925Q4826Q1926Q2수주 절벽 · 가이던스 하향기록적 분기 · AI 수요 급증
24Q2(6점)는 크리스토프 푸케가 단독으로 주재한 첫 어닝콜입니다. 그로부터 단 한 분기 뒤인 24Q3(2점)이 12개 분기 중 최저치입니다 — 순수주 반토막(€5.6bn→€2.6bn)과 2025년 가이던스 하향이 겹쳤습니다. 25Q4(9점)는 경영진이 "기록적 분기"라 표현하며 순수주 €13.2bn을 기록한 분기입니다.

분기별 순수주(Net Bookings)

€, 십억 · 20-F/6-K 공시 수치
0.07.014.03.823Q34.523Q42.624Q19.224Q23.624Q35.624Q42.625Q17.125Q23.925Q35.525Q45.426Q113.226Q2수주 절벽 (2.6bn)

출처: 각 분기 6-K 실적발표자료 "Net bookings" 항목

🔍 근거 3 — 가이던스 성적표

낮춘 목표를 넘치게 채운 11개 분기

11/11
가이던스 부합 또는 상회
(2023Q4~2026Q1 결과 확정분)
0
가이던스 미달 분기
1회
연간 전망 자체를 하향
(2024년 10월, 2025년 전망)
발표(콜)다음 분기 가이던스실제 결과판정
2023 Q3€6.7~7.1bn€7.2bn상회
2023 Q4€5.0~5.5bn€5.3bn부합
2024 Q1€5.7~6.2bn€6.2bn부합(상단)
2024 Q2€6.7~7.3bn€7.5bn상회
2024 Q3 ⚠️€8.8~9.2bn
(2025년 전망 €30~40bn→€30~35bn 하향)
€9.3bn상회
2024 Q4€7.5~8.0bn€7.7bn부합
2025 Q1€7.2~7.7bn€7.7bn부합(상단)
2025 Q2€7.4~7.9bn€7.52bn부합
2025 Q3€9.2~9.8bn€9.72bn부합(상단)
2025 Q4€8.2~8.9bn€8.8bn부합(상단)
2026 Q1€8.4~9.0bn€9.3bn상회
2026 Q2€11~12bn결과 대기대기

출처: 각 분기 어닝콜 트랜스크립트("We expect Q[n] total net sales...") 및 다음 분기 6-K 실적자료. 표의 "가이던스"는 해당 분기 콜에서 발표한 다음 분기 전망.

패턴은 뚜렷합니다: 2024년 3분기에 한 번, 연간 전망 자체를 낮춘 뒤로는 매 분기 가이던스를 정확히 맞히거나 웃돌았습니다. 이는 회사가 유난히 뛰어나졌다기보다, 한 번 크게 낮춘 눈높이를 그 이후 계속 지켜낸 "보수적 가이던스" 관행에 가깝습니다.

❓ 아직 모르는 것

이 분석으로 답이 안 나오는 질문들

?2025년 3분기 콜과 2026년 1분기 콜 트랜스크립트는 원본 사이트(roic.ai)에서 일부만 수집되어(각각 약 11K·12K자, 다른 분기의 1/4 수준) 준비 발언 전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이 두 분기의 톤 점수는 상대적으로 근거가 얕습니다.
?2026년 1월 발표된 조직개편(기술·IT 부문 약 1,700명 감원)이 어닝콜에서 어떻게 설명됐는지는 이번 자료(어닝콜은 2026년 2분기까지)에서 직접 다뤄지지 않아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톤 점수는 제가 표현을 읽고 매긴 정성 평가입니다 — 다른 사람이 같은 트랜스크립트를 읽으면 다른 점수를 매길 수 있습니다.
?2026년 3분기(가이던스 €11~12bn) 실제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 이 성적표의 마지막 줄은 다음 분기 확인이 필요합니다.
📎 사용한 자료 전체 목록

자료 출처

20-F (연차보고서)
ASML Form 20-F FY2023 (2024-02-14 제출)
ASML Form 20-F FY2024 (2025-03-05 제출)
ASML Form 20-F FY2025 (2026-02-25 제출)
어닝콜 트랜스크립트 (roic.ai, 12개 분기)
2023 Q3 (10-16)
2023 Q4 (2024-01-24)
2024 Q1 (04-17)
2024 Q2 (07-17)
2024 Q3 (10-16)
2024 Q4 (2025-01-29)
2025 Q1 (04-16)
2025 Q2 (07-16)
2025 Q3 (10-15, 부분 수집)
2025 Q4 (2026-01-28)
2026 Q1 (04-15, 부분 수집)
2026 Q2 (07-15)
6-K 분기 실적자료 (보조 확인용)
2023 Q2~2026 Q2, 13건 (Net bookings·매출 수치 대조)

이 분석은 공시자료와 어닝콜 트랜스크립트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용 요약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톤 점수는 정성 평가이며, 투자 판단은 최신 자료와 본인 책임 하에 내려야 합니다.

다음에 확인할 것

이 글의 판단이 계속 맞는지 확인하려면 아래 세 가지를 보면 됩니다. 예측이 아니라 직접 확인해 볼 항목입니다.

  • 수주순주문이 한 번 53% 줄었습니다. 다음의 하락이나 급증을 보세요.
  • 가이던스 기간회사는 기간을 늘리고 위험 공시를 구조화했습니다. 추가 변화를 기록하세요.
  • 11개 분기 연속낮춘 기준을 11개 분기 연속 맞추거나 넘겼습니다. 이어지는지 보세요.

이 글은 기업이 SEC에 제출한 공시와 어닝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리서치 요약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숫자와 출처는 원문 공시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SML#Earnings Calls#Semiconduc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