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는 3년 동안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2015~2021년의 중국 수출 통제 위반 조사를 실제 벌금 1억 4,060만 달러로 마무리하는 한편, 스스로를 "35년 된 EDA 개척자"에서 "글로벌 AI 기반 소프트웨어 리더"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케이던스, EDA 회사에서 AI 기업으로
지난 3년, 케이던스는 "2015~2021년 중국 수출 스캔들"을 조용히 수습하는 이야기와, 스스로를 "EDA 회사"에서 "AI 기업"으로 다시 쓰는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해왔고, 두 이야기 모두 지금까지는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지난 3년의 이야기
2023년 가을, 케이던스는 스스로를 "35년 전통의 전자설계자동화(EDA) 업계 선구자"라고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4분기 실적발표(2024-02-12)에서 CFO 존 월은 "기록적인 백로그 60억 달러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고 말하며 2024년 매출 가이던스로 45.5억~46.1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자신감은 있었지만, 정체성의 뿌리는 여전히 "EDA"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 조용히 다른 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021년 2월 상무부(BIS)로부터 받은 소환장에 이어 2023년 11월 법무부(DOJ)로부터도 관련 소환장을 받았다는 사실이 FY2023 10-K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FY2024 10-K(2025-02-18 제출)에는 한 발 더 나아가 "2024년 12월부터 BIS·DOJ와 예비 조사결과 및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문장이 새로 추가됐지만, 회사는 "해당 추정 부채는 중요하지 않다(immaterial)"고 못박았습니다. 같은 주에 열린 4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이 사안이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5개월 뒤인 2025년 7월 28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CEO 아니루드 데브간은 "DOJ 및 상무부와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사 대상이었던 매출은 6년간 약 4,500만 달러였지만, 실제로 낸 벌금·몰수금은 그 3배가 넘는 약 1억 4,100만 달러였습니다. "중요하지 않다"던 추정치가 5개월 만에 분기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실제 비용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럼에도 CFO는 같은 문장 구조("I'm pleased to report that Cadence delivered excellent results")를 그대로 유지했고, 공교롭게도 같은 콜에서 별도의 세법 개정(OBBBA) 덕에 약 1억 4,000만 달러의 세금 혜택이 생겼다는 소식을 붙여 벌금의 충격을 상쇄하는 프레이밍을 택했습니다.
동시에 케이던스는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FY2023 10-K의 사업개요 첫 문장은 "EDA 업계의 선구자"였지만, FY2024 10-K부터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글로벌 시장 리더"로 완전히 바뀌었고 "EDA"라는 단어와 "35년 역사" 문구는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이 재정의는 실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FY2025 4분기부터 FY2026 2분기까지 세 차례 연속 연간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됐고, 2026년 2분기 콜에서는 12개 분기 통틀어 처음으로 "I'm very pleased"라는 강조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같은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 급증했습니다.
[해석] 제가 보기엔 이건 두 트랙이 겹친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과거의 실수를 정리하는 트랙, 다른 하나는 미래(AI 수요)로 정체성을 새로 쓰는 트랙입니다. 두 트랙이 정면으로 충돌한 2025년 2분기, 경영진은 "중요하지 않다"던 리스크를 조용히 실제 비용으로 인정하면서도 실적발표의 톤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6분기 연속 가이던스 상단 이상을 달성한 트랙 레코드를 보면 이건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런데 정확히 그 능숙함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이 성장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3개 분기 연속으로 반복해서 던지고 있습니다.
사라지고, 등장한 문구들
1년 사이 "EDA"라는 단어와 "35년 역사" 문구가 사업개요 첫 문단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AI-driven software"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FY2025 10-K(p.37)에도 이 틀은 그대로 유지되며, "mission" 문장이 추가돼 더 선언적인 어조로 강화됐습니다.
2025년 2월 "중요하지 않다"고 명시했던 추정 부채가, 5개월 뒤 확정되자 매출의 2.7%에 해당하는 $140.6M 실지출로 바뀌었습니다. [해석] 이 정도 규모를 "immaterial"로 부른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평가였거나, 협상이 최종 확정 전까지 유동적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FY2024 10-K "Risk Factors Summary"에는 없다가, FY2025 10-K에서 처음으로 headline 리스크로 승격된 항목입니다 (FY2024 본문 전체에서도 검색되지 않음).
• 제3자 데이터센터 의존 — "We rely on third-party data center providers and any disruption... could adversely affect our business" (10-K FY2025, p.12)
• 공공부문·정부조달 리스크 — "Doing business with the public sector and heavily-regulated entities subjects us to risks related to government procurement" (10-K FY2025, p.12)
• 개인정보 국경간 이전 규제 — "...laws, regulations... relating to the privacy, security, processing and cross-border transfer of Personal Information" (10-K FY2025, p.12)
[해석] 클라우드(Cadence OnCloud) 의존도 확대, 항공우주·국방 고객 확대, 글로벌 개인정보 규제 확산이라는 세 가지 사업 방향이 리스크 목록에 동시에 새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10-K FY2023, FY2024, FY2025 (Item 1 Business Overview, Item 1A Risk Factors Summary, Note 18 Legal Proceedings)
12개 분기, 경영진 자신감 곡선
점수는 "I'm pleased to report..."로 시작하는 CFO 발언의 형용사 강도, 가이던스 상향 여부, 신규 리스크 언급 회피 여부를 근거로 매긴 정성적 추이이며, 정량 지표가 아닙니다.
출처: CDNS 어닝콜 트랜스크립트 2023 Q3(10-23) ~ 2026 Q2(07-27), 총 12개 분기 (roic.ai)
약속 vs 실제 — 6분기 연속 달성
| 분기 | 제시된 가이던스 | 실제 매출 | 결과 |
|---|---|---|---|
| FY25 Q1 | $1.230B–$1.250B | $1.242B | 범위 내 |
| FY25 Q2 | $1.250B–$1.270B | $1.275B | 상단 초과 |
| FY25 Q3 | $1.305B–$1.335B | $1.339B | 상단 초과 |
| FY25 Q4 | $1.405B–$1.435B | $1.440B | 상단 초과 |
| FY26 Q1 | $1.420B–$1.460B | $1.474B | 상단 초과 |
| FY26 Q2 | $1.555B–$1.595B | $1.584B | 범위 내(상단권) |
6개 분기 모두 미달 없이 범위 내 또는 상단 초과 — 전형적인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매번 넘는" 가이던스 관행입니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FY2024(상단 $4.61B → 실제 $4.641B), FY2025(최종 상단 $5.292B → 실제 $5.297B) 모두 초과 달성했고, FY2026 가이던스는 2026년 안에서만 벌써 두 차례 연속 상향($5.9-6.0B → $6.125-6.225B → $6.26-6.34B)됐습니다.
단, GAAP 영업이익률만은 예외입니다. FY2025 최초 가이던스는 30.3~31.3%였으나, DOJ·BIS 합의금 반영 후 27.9~28.9%까지 낮춰졌고 실제로도 28.17%로 원래 계획보다 낮게 마감했습니다. 매출·현금흐름은 매번 이겼지만, 수익성 하나는 원안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출처: CDNS 어닝콜 CFO 발언, 각 분기 전 콜에서 제시된 가이던스 대비 다음 콜의 "Total revenue was..." 실적치 (2025-04-28 ~ 2026-07-27 콜)
주요 변곡점
이 자료로 아직 모르는 것
- 2026년 3분기 이후에도 가이던스 상향 랠리가 이어질지, 아니면 AI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것인지는 다음 1~2개 분기를 더 봐야 확인됩니다.
- BIS·DOJ 합의가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컴플라이언스 조치로 이어졌는지, 유사 사안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남아있는지는 어닝콜·10-K만으로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 FY2025 10-K에 새로 등장한 "공공부문·정부조달" 리스크가 실제로 어떤 신규 계약이나 사업 확장을 가리키는지는 어닝콜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사용한 자료 전체
- 10-K FY2021 (2022-02-22 제출)
- 10-K FY2022 (2023-02-13 제출)
- 10-K FY2023 (2024-02-14 제출)
- 10-K FY2024 (2025-02-21 제출)
- 10-K FY2025 (2026-02-19 제출)
- DEF 14A (2026-03-25 제출)
- 어닝콜 Q3 FY2023 (2023-10-23)
- 어닝콜 Q4 FY2023 (2024-02-12)
- 어닝콜 Q1 FY2024 (2024-04-22)
- 어닝콜 Q2 FY2024 (2024-07-22)
- 어닝콜 Q3 FY2024 (2024-10-28)
- 어닝콜 Q4 FY2024 (2025-02-18)
- 어닝콜 Q1 FY2025 (2025-04-28)
- 어닝콜 Q2 FY2025 (2025-07-28)
- 어닝콜 Q3 FY2025 (2025-10-27)
- 어닝콜 Q4 FY2025 (2026-02-17)
- 어닝콜 Q1 FY2026 (2026-04-27)
- 어닝콜 Q2 FY2026 (2026-07-27)
다음에 확인할 것
이 글의 판단이 계속 맞는지 확인하려면 아래 세 가지를 보면 됩니다. 예측이 아니라 직접 확인해 볼 항목입니다.
- 스스로를 설명하는 방식EDA 개척자에서 AI 기반 리더로 바뀌었습니다. 다음 수정을 기록하세요.
- 연속 6회 상회가이던스를 거듭 넘겼습니다. 처음 못 미치는 때를 보세요.
- 합의 관련 표현1억 4,060만 달러 벌금이 프레임을 거의 바꾸지 않았습니다. 재발하는지 보세요.
이 글은 기업이 SEC에 제출한 공시와 어닝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리서치 요약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숫자와 출처는 원문 공시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